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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기자]

케이블카 타고 남천문... 구름이 머무는 집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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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산 개념도


ⓒ 이상기




대묘 다음 행선지는 태산이다. 태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버스, 케이블카, 도보의 세 가지 모네타 부동산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먼저 전세버스를 타고 대묘에서 도화욕(桃花峪) 주차장까지 간다. 이곳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도화원(桃花源) 삭도(索道) 주차장까지 올라간다. 도화욕에서 도화원에 이르는 골짜기에서는 원군묘(元君廟)와 채석계(彩石溪)를 지나게 된다.

원군묘는 벽하원군을 모신 도교 사당으로 명나라 만력제 때 처음 만 회사주5일제 들어졌다고 한다. 벽하원군은 도교 신앙에서 중시하는 여신으로 동악태산천선옥녀(東嶽泰山天仙玉女)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벽하원군 사당은 태산 정상에서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벽하묘를 지나면 채석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채석계는 색깔 있는 바위 사이로 흐르는 시내를 말한다. 겨울이라 물이 얼어붙어 있고, 산기슭에는 눈이 보인다. 15분 수협 햇살론 정도 산길을 오르면 도화원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남천문까지 올라가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삭도참(索道站)에서 태산 개념도와 태산 전경도를 살펴본다. 개념도를 보니 도화원에서 남천문까지 걸어 올라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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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태산의 서쪽


ⓒ 이상기




도화원에서 남천문에 이르는 케이블카에서는 태산의 서쪽 지형을 올려다보고 내려다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태산의 서쪽으로 점점 낮아지는 산악을 내려다본다. 산악 너머로 산동의 넓은 평야가 이어진다.

고개를 들어 산 정상 쪽을 올려다보면, 바위로 이루어진 암벽 너머로 높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다. 중간에 골짜기에 얼어붙은 얼음폭포도 보이고, 그늘 사이로는 쌓인 눈도 보인다. 남천문 인근 천가참(天街站)에 이르는데 12분 정도 걸린다.
천가는 하늘길이라는 뜻으로 남천문을 거쳐 태산 정상인 옥황정(玉皇頂)까지 1㎞ 정도 이어진다. 천가참에서 남천문까지를 운소(雲巢)라고 하는데 구름이 머무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래선지 이곳에는 '운소빈관'이라는 이름의 숙박시설도 보인다.
이곳 남천문 주변에는 열 개도 넘는 여관과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정상인 옥황정 서쪽과 남쪽에는 옥황정빈관과 신게(新憩)빈관 같은 대형 호텔도 영업을 하고 있다. 일관봉 아래에도 호텔이 세 개나 있다. 일출을 잘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남천문과 천가에서 바라본 태안과 태산










▲  남천문 아래로 수천 개의 계단과 태안시가 보인다.


ⓒ 이상기




남천문은 홍문에서 중천문을 거쳐 태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관문이다. 중천문 삭도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남천문으로 오를 수도 있다. 또 태산 서쪽이나 북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태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남천문 위쪽으로 펼쳐진 천가를 따라 옥황정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남천문과 천가에서 태산과 태안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산을 올려다보는 풍경도 좋지만, 천가에서 태안시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정말 일품이다. 500만 명이 넘게 사는 태안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천문은 4.7m 높이의 문과 5.3m 높이의 누각(摩天閣)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천문 아치의 상단 양쪽에는 이곳에서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는 풍경을 주련 형식으로 새겨놓았다.
"문을 통해 높은 하늘 열리고, 걸어 오르며 천상의 승경을 본다(門闢九霄 仰步三天勝蹟). 계단은 높아 만 개나 되고, 내려다보니 천 개의 봉우리가 장관이다(階崇萬級 俯臨千嶂奇觀)."

마천각은 마천루의 다른 표현으로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은 누각이라는 뜻이다.










▲  천가에서 바라본 태산과 태안시 풍경


ⓒ 이상기




남천문 위에는 하늘길을 알리는 석패방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길은 오히려 평탄하다. 백운정(白雲亭) 앞에서 잠시 쉬면서 산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남쪽으로 펼쳐진 태안시의 아침 풍경이 장관이다. 빌딩 사이로 연무가 끼어 있고, 공장 굴뚝에서는 연기가 솟아오른다.

시내 밖으로는 황하의 지류인 대문하(大汶河)가 휘돌아 흐른다. 사람들은 신선세계를 찾아 산을 오르지만, 태산에서 내려다보니 인간세계가 더 멋있어 보인다.
백운정을 지나며 왼쪽으로 암벽이 이어지는데 곳곳에 붉은 암각자가 보인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오악지존(五嶽之尊)이다. 오악 중 존귀하다는 뜻으로 1896년(光緖 丙申) 새겨졌다. 산이 높으면 멀리 볼 수 있다는 산고망원(山高望遠)은 1985년 팽진(彭眞)이 썼다.
팽진은 중국 공산당의 원로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지냈다. 그리고 봉원(蓬元) 석패방을 지나면 주은래의 부인 등영초(鄧穎超)가 팔순에 태산에 올라 쓴 글씨도 보인다. '태산에 오르니 조국산하의 장려함을 보겠구나(登泰山看祖國山河之壯麗).'

오악진형지도가 내포한 의미










▲  오악진형지도


ⓒ 이상기




이들 글씨를 보고 나면 길 오른쪽으로 자그마한 검은 비석을 만나게 된다. 오악진형지도로 그림과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림은 상형문자로 오악인 태산(동), 화산(서), 형산(남), 항산(북), 숭산(중)을 보여준다.

이들 상형문자는 일종의 부적으로, 재해를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최근에 와서 일본 학자는 이 상형문자가 일종의 지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학자는 산을 내려다 본 평면도라고 주장한다.
오악 지도는 고대 산신 숭배, 음양오행 사상, 황제의 봉선의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도교와 결합하면서 오행을 대표하는 산으로 오악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들 오악의 특성을 태산의 웅장함(雄), 화산의 험악함(險), 형산의 빼어남(秀), 항산의 깊음(幽), 숭산의 준엄함(峻)으로 표현했다.

또 인간의 행동과 비교해 태산은 앉아(坐) 있고, 화산은 서(立) 있고 형산은 날고(飛) 있고 항산은 가고(行) 있고 숭산은 누워(臥) 있다고 말했다. 한자 표현이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이고 형이상학적이다.










▲  동악 태산을 상징하는 상형문자와 한문 설명


ⓒ 이상기




그런데 이들 상형문자 아래 한문으로 오악을 설명해 놓았다. 그 내용에 따르면 하늘과 땅 사이에 오악이 있고, 그곳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 오악 가운데 태산(岱嶽)이 그 조상으로, 그를 통해 오악이 모두 만들어졌다. 처음 혼돈 상태에서 태어나 음양으로 확립되어 땅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옛 경전에 전하길 오악의 신은 세상과 인간의 일을 나누어 관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동쪽 봉우리인 태산은 천제의 손자이며 모든 신령이 거주하는 곳이다. 연주 봉부현에 위치하며 성흥공(成興公) 진인(眞人)이 득도한 곳이다. 장백과 양부 두 산은 부차적인 산이다. 산신의 성은 세(歲)고 이름은 상(桑)이며 봉호는 천제인성제(天齊仁聖帝)다. 태산신은 세상 사람들의 관직과 생사의 때를 정하고, 귀천을 분별하고 일의 길이를 정한다."

계단 등반, 서신문을 지나 벽하사로










▲  서신문에서 내려다 본 천가


ⓒ 이상기




이제 평탄한 길을 끝나고 계단이 시작된다. 이 계단을 오르면 서신문이 나타난다. 서신문에서는 눈을 돌려 지금까지 걸어온 천가를 내려다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신의 세계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서신문을 지나면 바로 벽하사가 있다. 태산에서 제일 큰 사당이다. 가까이 있는 공자묘나 산 정상에 있는 옥황묘 보다도 더 크다. 그것은 벽하원군이 태산의 성스러운 어머니로 인간들의 말을 자애롭게 잘 들어주기 때문이다.

벽하사는 앞에 영관전(靈官展)이 있고, 가운데 향정(香亭)이 있고, 뒤에 본전인 대전이 있다. 영관전에는 하늘나라를 규찰(糾察)하는 신령스런 왕이 지키고 있다. 검은색 얼굴에 큰 칼을 차고 있다. 향정은 관광객이 향을 피워 벽하원군에게 복을 비는 장소다. 향정 좌우에는 배전이 있다.

이들 배전에는 벽하원군을 돕는 낭랑 조소상이 두 기씩 모셔져 있다. 하나는 송자낭랑(送子娘娘)이고 다른 하나는 안광낭랑(眼光娘娘)이다. 송자는 아들을 점지해 주고 안광은 눈을 밝게 해준다. 그 때문에 이들 배전을 낭랑묘(娘娘廟)라 부르기도 한다.










▲  벽하사 대전


ⓒ 이상기




대전 입구에는 옹정제가 쓴 찬화동황(贊化東皇)과 건륭제가 쓴 복수해우(福綏海宇)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찬화는 보좌하고 협조한다는 뜻이고, 동황은 동악 태산을 지키는 대제(大帝)를 말한다. 그러므로 찬화동황은 동악대제를 보좌하는 벽하원군을 지칭한 것이다. 복수는 복택(福澤)과 은혜를 말하고, 해우는 사해를 말한다.

그러므로 벽하신군이 내리는 복락이 온 세상에 가득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대전 안에는 벽하원군 조소상과 태산성모벽하원군이라는 위패가 모셔져 있다.
벽하원군은 태산여신으로 태산랑랑(娘娘)과 함께 복을 짓고 공덕을 쌓는 일 뿐 아니라 자식을 낳고 키우는 일까지 주관한다. 벽하사는 송나라 진종 때인 1008년 옥녀상을 설치하면서 시작되었다. 원나라 때 옥녀사라는 사당이 완성되었고, 명나라 태조 때 사당이 중수되면서 옥녀가 벽하원군으로 승격되었다.
청나라 강희, 건륭, 도광제를 거치며 중수되었고, 1985년부터 도교의 종교활동 장소로 개방되기에 이르렀다. 벽하사를 나오면서 보니 동천복지라는 편액과 태산도교협회 간판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