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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병진어  0 Comments  1 Views  25-01-1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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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김병기













▲ “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감히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눠?”...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 인터뷰 ⓒ 김병기



"저, 진짜 농성 체질인가 봐요. 하~하~"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웃었다. 낯빛이 환한 건 견딜만하다는 뜻이다.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 밑에서 농성천막 취업후상환 을 치고 풍찬노숙을 시작한 지 253일째. 두 평 남짓한 천막 안에서 계절이 4번 바뀌는 동안에 그가 겪었을 풍상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아니, 그에게 천막은 더 이상 특별한 곳이 아닌 듯했다. 일상의 공간일 뿐.
"총만 안 들었지... 윤석열 환경부는 2년 반 동안 내란 상태"
지난 7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임도 생애첫전세자금대출 훈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의 이야기다. 붉게 달궈진 난로 위에선 고구마가 익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천막이 통 채로 흔들렸다. '윤석열 체포' 1차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던 날, 임 실장과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비상계엄 얘기로 시작됐다.
"천막 안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의 비상 남북 계엄 선포 영상을 봤어요. 처음엔 가짜인 줄 알았죠. 감히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눠? 분한 마음에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윤석열 환경부는 2년 반 동안 내란상태였습니다. 총만 안 들었지, 4대강 보 문제를 비롯해 이전에 만들어진 민주주의적 절차와 결정을 모조리 허물었던 것 아닌가요."
임 실장의 말처럼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출이자율계산기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보처리 결정을 순식간에 허물었다. 문재인 정부는 4년여에 걸쳐 5개 보의 수문을 열고 과학적인 모니터링 작업을 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19년 9월부터 57차례 이상의 회의를 하면서 세종보 해체 등의 방안을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 결정을 불과 15일만에 뒤집었다.
임 실장은 "이뿐만이 아니라 환경부는 기업들을 배불리기 위해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설악산 케이블카, 새만금·가덕도 신공항 등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개발사업들을 서슴지 않고 추진해왔다"면서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뒤에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환경부는 계속 내란상태였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4대강 16개 보 중 유일하게 열린 세종보의 수문마저 닫겠다는 윤석열 환경부의 선언을 '비상계엄'의 무게로 받아들였단다. 환경부가 담수를 개시한다고 알려진 2024년 5월 1일을 이틀 앞둔 4월 29일, 그는 세종보 상류 500m 지점의 하천부지인 이곳에 들어왔다. 그는 수문이 닫히면 곧바로 잠기는 곳에서 다음날인 30일부터 본격적인 농성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수장될 각오입니다."
임 실장이 농성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항상 되뇌이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던 날, 국회 앞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았던 시민의 심정도 이처럼 절박하지 않았을까.

"내란은 계속 진행 중... 환경부도 내란 동조세력"










▲  세종보 농성장


ⓒ 김병기












▲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김병기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철조망이 쳐진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고 있다. 경호처는 합법적인 체포 영장을 무력으로 막아서고 있다. 임 실장은 "사실상 윤석열의 내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환경부도 마찬가지"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 환경부는 14개 댐 건설을 위한 낙동강 유역 수자원관리 계획 공청회를 강행했어요. 금강 유역 공청회처럼 경찰을 무대 앞에 배치하고, 주민들이 앉아야할 자리를 경찰로 채웠어요. 자기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국민으로 보지 않는 윤석열과 다를 바 없는 폭거였죠.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국무위원인 김완섭 환경부장관이 반성은커녕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있어요. 윤석열처럼 직무를 정지해야 합니다."
임 실장은 "지금이라도 우리를 강으로 내몬 윤석열을 심판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이곳도 지켜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세종보는 4대강에 있는 16개 보 중의 하나가 아니라 장기간 개방을 하면 다시 이처럼 강이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인데 이곳이 닫힌다면 4대강이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물밑으로 잠기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은 우리나라 물 정책 정상화의 교두보이자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에게 세종보 농성장은 윤석열 탄핵의 최전선이다.

253일 천막농성... "전 아직 멀쩡합니다"










▲  임도훈 실장이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함께 세종보 농성장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다.


ⓒ 김병기












▲  보철거시민행동 임도훈 상황실장이 아이들에게 금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김병기




현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날 임 실장을 인터뷰한 건 해를 넘기며 진행하는 장기 농성에서 오는 고충과 그간의 소회 등을 듣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그는 매일 농성장을 지키는 붙박이 활동가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다른 사람들이 번갈아가면서 농성장의 밤을 지키고 있는데, 그 외에는 역시 그의 몫이다.

지칠만도 했다. 하지만 임 실장은 "멀쩡하다"고 했다. 가족들이 '이제 그만 하라'고 채근하지 않냐고 물으니 "아내와 아이들은 오히려 농성장을 지키라"고 다그친단다. '발길이 뜸한 겨울이어서 조바심이 나지 않냐'고 물으니 "그간 이곳에 왔던 8000여명(연인원)의 사람들이 농성 천막을 가슴에 품고 광화문으로 가서 저를 대신해 이곳 소식을 알리며 탄핵을 외치고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면 농성장에서 그저 버티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싸움의 공간인 녹색천막을 사무 공간으로도 만들었다. 그가 전한 천막에서의 하루를 복기하면 이렇다. 눈을 뜨면 4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화장실부터 간다. 세수도 이곳에서 한다. 아침밥은 전날 남긴 주전부리로 대충 때우거나,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보철거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이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그 뒤부터 일과의 시작이다. 전날 찍은 사진과 영상을 정리하고 페이스북(나귀도훈)에 농성일지를 쓴다. 많은 사람들에게 농성장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쓴 농성일지를 합치면 책 두어 권 정도는 펴낼 수 있는 분량이다. 금강 모니터링을 위해 찍은 사진도 3만 장이 넘는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인 그가 항상 해왔던 업무와 다르지 않다.
늘어난 업무도 많다. 연락도 없이 수시로 찾아오는 농성 지지자들과 만나서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그의 몫이다. 4대 종단이 찾아와 이곳에서 행하는 각종 의식이나 정치인과 환경단체의 현장 기자회견에서 브리핑을 하는 것도 임 실장이다. '밴드 프리버드'의 메인보컬이기도 한 그는 즉석에서 노래공연도 한다. 구호나 말이 아닌 선율로 세종보가 처한 절박함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을 지킨 가장 큰 힘은? "생명과 동지들"










▲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김병기












▲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는 금강 녹조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박해철 의원실




농성장에선 수시로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 회의도 열린다. 금강, 낙동강, 영산강을 담당하는 활동가들과 온라인 줌회의도 한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그간 사무실에서 해왔던 정기 회의를 이곳에서 한다. 각종 보도자료와 규탄 결의문이 이곳에서 작성되고, '생명 위령제' '4대강 규탄대회' 등의 행사 계획과 결정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세종보 사안뿐만 아니라 이들 단체들이 해왔던 다양한 사업들이 회의 테이블에 올려진다.

"대전의 보문산 케이블카 문제나 무분별한 하천 준설사업에 대해서도 대처를 하고 있죠. 최근에는 대전시가 비만 오면 물에 잠기고 물 빠지면 펄밭으로 변하는 하천변에 야구장과 물놀이장을 만드는 계획도 백지화시켰습니다."
이곳에서 농성을 하면서 세종보 재가동만 막고 있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에게 '그동안 농성을 하면서 이곳을 지켜야만 하는 이유 중 새롭게 추가된 목록이 있냐'고 물었다.
"이 텐트의 지퍼를 열고 나가면 많은 생명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 중 가장 마음에 가는 건 저희가 처음 천막을 쳤을 때 태어났던 알입니다. 바로 앞쪽의 자갈밭에서 부화된 생명들,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들이죠. 알로 만났던 그 친구들이 어른이 돼서 지금 천막 앞을 걸어다니고 있어요. 4월이면 또 산란을 하겠죠. 이곳이 수몰이 되지 않는다면 계속 생명의 터전으로 남을겁니다. 이곳을 지켜야만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임 실장은 마지막으로 "지금껏 이곳을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지금 제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매일매일 확인하고 있는 생명들과 이곳을 찾아주셨던 수많은 동지들"이라면서 "올해에도 모든 이들과 함께 생명이 공존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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