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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18살 고등학생 최혁준 작가는 전국 공영·민영동물원 9곳의 동물복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2014년)를 펴냈다. 책은 십 대라는 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날카롭고, 과학적이었다. 현대 동물원의 4대 순기능(보전, 연구, 교육, 위락)을 중심으로 종 보전, 동물복지, 동물에 대한 교육과 전시 등을 분석했는데 각 동물원의 장·단점뿐 아니라 사육 동물의 사연 올크레딧 7등급 , 동물원이라는 공간의 한계와 의미까지 담아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드문, “동물원에 대한 종합 보고서”란 평가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전국의 여러 동물원을 수십여 차례씩 방문하고,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해온 것이 책의 고갱이가 됐다. 그러나 이 “완벽한 보고서”의 책날개에는 ‘2015년 대학입시에서 수의예과, 생물학과, 동물자원학과 등에 지원하 국민은행 신용등급 였으나 전부 1차 서류면접에서 탈락해 학위를 가진 진짜 전문가로 거듭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있었다다. 결국, 그는 동물관련 학과에 입학했을까. 북극곰·코끼리·유인원 등 동물원 사육이 어려운 동물들을 전시하고, 종 보전과는 무관한 단순 번식에 열을 올리고, 동물을 타고 만지고 먹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동물원들에는 개선이 있었을 여성자영업자대출 까.
지난 12월27일 서울 마포구 한 독립책방에서 열린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10년 간의 이야기’ 강연에서 최혁준 작가(오른쪽)가 국내 동물원에서 있었던 10년 간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신한카드 현금서비스지난 12월27일 서울 마포구 독립책방 ‘이후북스’에서는 지난 10년간 동물원의 변화를 살피는 강연회가 열렸다. 이제 28살이 된 최혁준 작가가 비상근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연 이날 강연회에는 동물단체 활동가, 동물원 관계자, 출판인뿐 아니라 지난 10여년 간 그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소통했던 시민 50여명이 참 삼성카드 모집인 여했다.
최 작가는 강연회에서 예전 책에서 평가했던 9개 동물원(달성공원 동물원, 대전 오월드 주랜드, 서울동물원,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나라, 에버랜드 주토피아, 우치공원 동물원,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테마동물원 쥬쥬랜드)의 현황을 발표했다. 그는 “직업으로든 취미로든 저보다 동물 현안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과 독자께 검사 받는다는 생각으로 정리했다”며 2015~2024년 해당 동물원들에 있었던 시설 개선, 운영상 변화, 사육 동물의 죽음·탈출·사고 등을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책공장더불어 제공
지난 10년간 있었던 가장 큰 변화로 최 작가가 꼽은 것은 “‘동물원법’이 만들어진 것과 개인 실내·소형 동물원 시설들이 급증한 것”이다. 2016년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창경원 동물원(현재의 창경궁)이 문을 연 1909년 이래 100여년 동안 관련 법이 없었다. 비슷한 시기 위락 기능을 강조한 소규모 실내 체험동물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동물복지 등에 대한 별다른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전시 동물들의 삶의 질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2022년 동물원수족관법이 전면개정되며 동물원 등록제가 허가제로 강화돼 동물원은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복지·시설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생긴 상태다.
공영동물원이라고 해서 동물복지가 월등히 나아진 것도 아니란 것이 그의 분석이다. 동물원들이 나름대로 동물사를 신축하거나 확장하고 동물원 내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등 시설 확충 노력을 했다지만, “동물의 삶의 방식이 본질적으로 개선되었다기보다 시설의 외관이나 규모 변화에 그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동물원들도 멸종위기 종 보전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올빼미, 수리부엉이, 저어새, 큰고니 등의 야생조류를 증식·방사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일회성에 그치거나 실질적인 보전 역할에 미치지는 못했다. 서울동물원·에버랜드 등은 동물복지·보전·연구·교육에 대한 국제 표준을 지킨 시설 인증(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12월27일 서울 마포구 한 독립책방에서 열린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10년 간의 이야기’ 강연에서 최혁준 작가가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지숙 기자
그 사이 동물들은 탈출 사고로 사망하거나 기대수명을 못 채운 채 ‘우리 속 삶’을 마쳤다.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나 호랑이들에 대한 팬덤이 생겨나는 등 이전까지는 없었던 ‘상호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 작가는 우리 사회에 야생동물을 가둬 기르는 것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변곡점으로 지난 2018년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뒤 2시간 만에 사살당한 퓨마 ‘뽀롱이’ 사건을 꼽기도 했다.
조사 당시 만났던 동물들의 근황은 어떨까. 책 말미에는 그가 조사 당시 만났던 개별 동물의 사연이 자세히 담겨있는데, 갈라파고스코끼리거북 ‘키토’, 북극곰 ‘얼음이’, 라이거 ‘크리스’, 시베리아 백호 ‘하이트’ 그리고 시베리아호랑이 ‘로스토프’ 등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로스토프를 제외한 동물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책에 동물원에서 북극곰을 보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썼는데 그 부분은 실현됐다”고 했다. 그러나 “유일한 생존 동물인 로스토프는 2013년 사육사를 공격하는 인명사고 뒤 2021년까지 오랜 시간을 열악한 비전시 공간에서 지내야 했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최 작가의 삶은 어떻게 흘러왔을까. 일단 과거 책날개가 ‘예고’했던 입시 실패는 없었다. 그는 출간 이듬해 공주대 특수동물학과에 진학해 대학생이 됐고, 전시동물복지 연구 및 용역과제 등에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대학 졸업 뒤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일했고, 현재는 경희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야생동물 보전생태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육곰 농장의 곰들을 보호하는 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이기도 하다.
작가는 책에서 과거 동물원에서 이뤄진 시베리아 백호의 증식을 종 보전과는 무관한 번식 사례로 꼽았다. 국내에서 태어난 ‘하이트’(왼쪽) 또한 근친교배로 인한 사시 등의 장애를 갖고 있었다. 오른쪽은 동물원 우리 속 백호를 그린 최 작가의 그림. 최혁준 제공
동물원 동물을 좋아하던 그에게 2017년 시작한 야생조류 탐조는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7살 때부터 국내 동물원에서 흔하게 봐 왔던 참수리를 야생에서 관찰한 날, 그는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참수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며 어떤 종들은 동물원에 아예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어린 시절부터 그가 10년 넘게 봐 온, 무기력하기만 했던 반달가슴곰이 새로 장만해준 해먹 장난감 하나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것도 “충격”이었다고 한다.
일찍이 그는 책에 “동물원은 그 존재를 윤리적으로 무결하게 정당화할 수 없는 불완전한 공간”이라고 썼다. 최 작가는 앞으로의 동물원은 이런 불완전함을 어떻게 보완되고 개선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했다. “동물원의 폐지는 개개인의 궁극적 지향점이 될 수는 있지만, 당면한 10년 사이에 실무에서 논의되긴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오히려 “각 동물원에서 어떤 기능은 사라지고 어떤 것들은 남아야 할지, 어떤 동물원이 남고 사라질 것인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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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18살 고등학생 최혁준 작가는 전국 공영·민영동물원 9곳의 동물복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2014년)를 펴냈다. 책은 십 대라는 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날카롭고, 과학적이었다. 현대 동물원의 4대 순기능(보전, 연구, 교육, 위락)을 중심으로 종 보전, 동물복지, 동물에 대한 교육과 전시 등을 분석했는데 각 동물원의 장·단점뿐 아니라 사육 동물의 사연 올크레딧 7등급 , 동물원이라는 공간의 한계와 의미까지 담아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드문, “동물원에 대한 종합 보고서”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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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책에서 과거 동물원에서 이뤄진 시베리아 백호의 증식을 종 보전과는 무관한 번식 사례로 꼽았다. 국내에서 태어난 ‘하이트’(왼쪽) 또한 근친교배로 인한 사시 등의 장애를 갖고 있었다. 오른쪽은 동물원 우리 속 백호를 그린 최 작가의 그림. 최혁준 제공
동물원 동물을 좋아하던 그에게 2017년 시작한 야생조류 탐조는 일종의 전환점이었다. 7살 때부터 국내 동물원에서 흔하게 봐 왔던 참수리를 야생에서 관찰한 날, 그는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참수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며 어떤 종들은 동물원에 아예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어린 시절부터 그가 10년 넘게 봐 온, 무기력하기만 했던 반달가슴곰이 새로 장만해준 해먹 장난감 하나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것도 “충격”이었다고 한다.
일찍이 그는 책에 “동물원은 그 존재를 윤리적으로 무결하게 정당화할 수 없는 불완전한 공간”이라고 썼다. 최 작가는 앞으로의 동물원은 이런 불완전함을 어떻게 보완되고 개선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했다. “동물원의 폐지는 개개인의 궁극적 지향점이 될 수는 있지만, 당면한 10년 사이에 실무에서 논의되긴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오히려 “각 동물원에서 어떤 기능은 사라지고 어떤 것들은 남아야 할지, 어떤 동물원이 남고 사라질 것인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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