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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정도 손에 들리자 온 지켜지지 지났을게티이미지뱅크헌법이 다시 화두다. 근대 국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고 그 때문에 국가의 위기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이 재소환된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헌법 정신의 탄생으로 여겨지는 영국의 대헌장 ‘마그나 카르타’부터 기록으로 처음 새겨진 미국의 헌법까지 관통한다. 전 세계의 헌법에는 각국이 내세우는 이상적인 가치관과 정신이 담긴 만큼 현대의 민주주의를 직시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따라서 ‘지금 다시, 헌법’을 쓴 차병직 작가가 전 세계의 헌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추적한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자연산 처한 상황에서 매우 유용한 내용으로 다가온다.
저자가 헌법의 첫걸음을 포착하기 위해 우리를 데려가는 곳은 영국이다. 최초의 헌법이 탄생한 곳은 미국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주목한 것은 문서화된 헌법 이전에 ‘헌법 정신’의 발상지다. 1215년 영국의 왕 존은 귀족 대표단이 내민 양피지 문서를 받아들었다. 교회의 자율성과 상인의 권리를 기금공제 보장하고 법률과 재판 개혁안을 규정하는 이것이 바로 헌법의 원형으로 불리는 ‘마그나 카르타’다. 늘 그렇듯, ‘최초’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는 실패가 뒤따랐다. 대표적인 왕정 국가인 영국에서 마그나 카르타가 제대로 지켜진 역사는 길지 않았고 왕의 횡포와 독재 속에 헌법 정신은 “바람에 모래가 쌓이듯 형성됐다.” 그러나 법이 왕의 명령을 앞선다는 개념은 바다 skt교통비지급 건너 프랑스 혁명으로, 이윽고 영국인의 후예들에 의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최초의 헌법으로 꽃피었다.
헌법의 역사는 곧 투쟁의 역사다. 헌법의 육체를 만들어낸 최초의 국가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1773년, 미국이 영국의 속국이었던 시절 발생한 ‘보스턴 차 사건’은 헌법을 탄생시켰다. 영국이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설탕과 당 담보대출한도 밀, 포도주, 커피 등의 수입 가격을 높인 것을 시작으로 본국과 속국 사이의 갈등은 커졌고 미국이 보스턴항에 정박한 세 척의 배를 탈취해 그곳에 쌓여있던 차를 모두 수장시킨 후 미국은 독립을 선언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고,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 추구 등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는다”는 토머스 제퍼 인천빌라대출 슨의 독립 선언문은 평등과 자유를 근간으로 한 헌법이 됐고 새로운 국가의 탄생을 알렸다. 국가의 탄생 이후에 헌법이 마련된 것이 아닌 한 국가의 탄생이 헌법에서 비롯된 첫 사례다.
프랑스의 경우엔 구체제의 몰락 위에 새로운 헌법이 쓰였다. 프랑스는 미국의 독립 선언문에 영향을 받은 부르주아 계급이 등장하며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왕권 중심주의는 무너졌다. 그리고 프랑스는 몇 차례의 투쟁을 거쳐 ‘인간의 권리’에 대해 재정의했다. 세금 제도는 당시에도 화두였다. 국왕에 의해 왕족과 성직자, 귀족 등 특권층에 대한 재산세가 면제된 것에 불만을 느낀 농민과 평민은 혁명을 통해 왕권을 무너트리고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토대가 되는 원칙, 그것이 국가의 기본이 되어야 하며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선언을 헌법의 서문에 남겼다.
시대가 어려울 때 독자들은 헌법을 찾는다. 2016년 탄핵정국 속에 서점에서 헌법 서적 열풍이 불기도 했다.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적인 문장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저자에 따르면 헌법은 발명품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발견한 질서다. 역사의 한순간에 우연히 떠오른 새로운 개념이 아닌 한 시대를 살아가며 만들어진 질서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가꾸고 지켜온 셈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국민 개개인을 단순히 헌법 준수의 의무자가 아닌 “헌법의 수호자”라고 부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헌법 조항을 자꾸만 곱씹는 이유는 어렵게 찾아낸 자유와 평등, 권리와 같은 좋은 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824쪽, 2만8000원.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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