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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모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헌법재판소 앞의 긴장 수위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날 0시부로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한 경찰은 헌재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헌재 안으로 들어가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소지품 검사와 7차례 신원확인이 이뤄지는 등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속속 집결한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들도 엄숙한 분위기로 선고 결과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신한러브카드통신비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앞은 '진공상태'로 돼있었다. 경찰이 지난 2일 시위대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헌재 주변 150ｍ 이상을 차벽으로 둘러싼 터다. 이곳에서 시위는 전면 금지됐다.
진공화된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취재진이라 할지라도 7차례 신원확인을 거쳐야 했다. 1차 신원확인은 헌재로부터 330ｍ 떨어진 곳에서부터 이뤄졌다. 야근수당 비과세 신분증과 기자증을 제시한 뒤 본인이 맞는지 얼굴 확인을 해야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헌재 직원이나 취재진이 아닌 시민은 들어갈 수 없게끔 경찰 통제가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에게는 우회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차 신원확인도 1차와 동일하게 진행됐다. 특히 2차에서 3차 확인을 받기 위해서는 차벽 사이사이를 미국신용불량 지나가야 했는데, 성인 3명 이상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4·5차 단계로 넘어갈수록 공간은 더 좁아졌다. 5차 확인을 거칠 때는 성인 1명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길목마다 경찰이 최소 10명 이상 지키고 있어 시위대가 무력으로 진입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헌재 정문 앞에서의 6차 신원확인은 더 엄격하게 이뤄졌다. 카드연체대납 이곳부터는 사전에 출입을 허가받은 언론사 기자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1차와 동일하게 신분증과 기자증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친 뒤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불러야 했다. 헌재 관계자가 내부 전산망으로 허가된 기자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정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헌재 내부에서도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취재가 허용된 구역 월차란 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전 변론기일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던 절차다.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경내에는 경찰특공대 30여 명이 배치돼 테러나 드론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시위자가 있을 것을 대비해 구급차도 주차돼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기일인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아직까지 충돌 없어…"피켓 들면 안 된다" 경찰 제지
이날 탄핵 찬반 집회도 속속 집결했지만 별다른 소란이나 충돌은 없었다. 다들 숨죽여 선고 결과만을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탄핵을 촉구해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철야 집회 장소인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자리를 지켰다. 밤을 샌 듯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들은 따뜻한 차나 어묵 국물 등을 먹으며 본집회를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참가자들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하면서 추위를 떨치는 분위기였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던 대학생 강예빈씨(22)는 전날 밤 11시부터 이곳으로 와 밤을 샜다고 했다. 강씨는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노해 학생회 친구들과 함께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면서 "탄핵이 인용된다면 함께 집회에 온 친구들과 모여서 축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이 모인 한남동 관저 앞에서도 별다른 충돌이 감지되지는 않았다. 진행자가 "경찰들이 고생하니까 절대 싸우면 안된다"며 참가자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기도 했다. 이들은 탄핵 기각·각하 판결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한 참가자는 "윤 대통령이 관저에 복귀할 때 창문을 내리고 인사를 하거나 큰 절을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시간 대통령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 모인 국민변호인단도 엄숙하게 선고 결과를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삼각지역 1번출구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에게 "피켓을 들고 다니지 마시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STOP THE STEAL'이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고 있었다. 전광판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방송에서 부른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가 재생됐다. 김진환씨(가명·23)는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어 오게 됐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정된 4일 경계가 강화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출입구에서 청원경찰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 심판에 부쳐진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 심판 선고가 열리는 헌재 대심판정에 출석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선고 과정을 지켜본다. 윤 대통령은 전날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질서 유지와 경호 문제를 들어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