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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스물여섯에 광부 일을 시작해 40년 넘게 정붙였던 곳을 떠나야 한다니 기분을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네요. 탄광에서 사고로 세상 떠난 동료들이 생각나 가슴 미어집니다."
27일 강원 삼척시 도계광업소 기계부에서 동료들에게 목장갑을 건네던 조순기(69)씨는 폐광을 앞둔 심정을 말하다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켰다.
퇴사 후 협력업체를 통한 재입사 경력까지 포함해 44년을 이곳 탄광에서 기계 자동차담보대출서류 ·설비 담당자로 일하며 숱한 일들을 겪은 까닭이다.
조씨에게 탄광은 가족들을 책임질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곳이지만,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아픔을 준 곳이기도 하다.
그를 포함한 100여명의 광부는 이제 저마다의 추억을 가슴에 묻고 여길 떠나야 한다.
대한석탄공사의 조기 폐광 정책에 따 LTI 시스템 라 도계광업소가 이달 30일을 끝으로 갱구를 닫기 때문이다.
1936년 문을 연 도계광업소는 90년간 4천만t이 넘는 석탄을 생산하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연료를 공급했다.



문 닫는 삼척 도계광업소 (삼척=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7일 강원 삼척시 도계광업 아파트담보대출 소득공제 소에서 광부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2025.6.27 yangdoo@yna.co.kr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삼척탄광' 도계의 영화는 석탄산업 사양화로 급격히 쇠퇴했다.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첫해인 1989년 한해에만 도계에서는 삼마, 대방, 삼보 등 3 일반상환학자금 개 탄광이 문을 닫았다.
이어 1991년 4개, 1992년 2개, 1996년 1개 등 12개 탄광 중 10개가 폐광했다.
폐광을 사흘 앞둔 도계광업소는 현재 채탄작업은 모두 끝났고, 문을 닫기 위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갱내에 물이 차는 것을 막고자 설치한 배수펌프의 원활한 가동을 위한 기계부 필수 김치보 인력 소수만 갱구를 드나들 뿐이었다.
탄광 가장 깊은 곳에서 탄가루를 뒤집어쓰며 작업하던 생산부 직원들은 깔끔한 평상복 차림으로 사무실에 모여 저마다의 추억을 나눴다.
입사 6년 차로 비교적 어린 광부에 속하는 강모(49)씨는 "아직 어린 자녀들을 키워야 하기에 직장을 빨리 구해야 한다"며 "지금은 다들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지만, 다음 주 월요일이면 작별 행사를 하면서 눈물 흘릴 선배들"이라고 말했다.
김복환 생산부 안전부부장은 "다들 몸을 망칠 정도로 고된 일을 하던 이곳이지만, 떠날 때가 되니 서운함 가득한 모습"이라며 "작년 태백 장성광업소가 닫을 때만 해도 크게 실감하지 않았는데 이젠 정말 때가 온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여러 사정으로 오늘로 계획한 종업식을 열지 못하고 작별해야 해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삼척 도계광업소 최후의 광부들 (삼척=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7일 강원 삼척시 도계광업소에서 광부들이 펌프 설비 점검 전 대화하고 있다. 2025.6.27 yangdoo@yna.co.kr


장성광업소 사무동 정문에는 대형 천막과 붉은색 현수막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체산업 쟁취 대한석탄공사 폐광 반대 공동투쟁위원회'의 천막 농성 현장이다.
이들은 작년 말부터 투쟁을 이어가며 생존권 보장 없는 폐광 반대와 지역 존립을 위한 대체 산업 육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천막을 지키고 있는 김광태 투쟁위원장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경제성과 매장량이 확보된 도계광업소의 광업권을 소멸시키기보다는 가행 광산 특구로 지정해 대체 산업이 정착될 때까지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입자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다음 달이면 나오는데, 부디 정부가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투쟁위 회원 40여명은 폐광이 예정된 오는 30일 세종시를 찾아 폐광지역 지정면세점 특별 허가, 예타 통과 촉구, 폐갱도 수몰 반대, 대한석탄공사 부채 해결 등을 기획재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폐광 반대 공동투쟁위원회 천막 농성 [촬영 양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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