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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텔레비전이나 잡지 등에 나오는 멋진 파파 할머니처럼 고고하게 늙어 가실 줄 알았다. 누구보다 부지런하시고 헌신적이시던 엄마가 당신의 일을 놓으신 후 가장 먼저 시작하신 일은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집 마당에서 길을 잃고 넘어져 얼굴이 찢어지고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되었다. 꿰맨 실밥을 풀고 난 다음 날 엄마는 다시 맨땅에 헤딩해서 앞니를 몽땅 길바닥에 쏟아 냈다. 그러면서도 아들, 딸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당신이 살던 곳에서 독립적으로 살기를 고집하셨다. 깔끔하던 집안에 먼지가 쌓이고, 식탁 위 음식에 곰팡이가 늘어 갔다. 먹기를 거부하고 씻기를 거IMBC주가
부하며 고집은 점점 늘어갔다. 제일 큰 문제는 문을 열고 나가시는 것이다. 안으로 잠금장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엄마가 밖으로 나가 길을 잃거나 다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여러 상황을 두고 의논한 끝에 결국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시기로 했다. “왜 나를 여기 집어넣었냐? 너희가 내 아들, 딸 맞냐? 날 내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 창살 없1년10억만들기
는 감옥에 왜 가둬놨냐!”며 울분을 토하시던 엄마는 서서히 적응하셨고 노심초사하던 우리들의 마음도 안정을 찾았다.
치매 부모를 정성껏 돌보는 이야기를 접할 때면 죄책감이 밀려온다. 자기 삶은 뒤로하고 치매를 앓는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이야기를 읽을 때면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 나 편하려고 엄마를 요양원에 모신 건 아닌지? 그것밖에 공매도순위
방법이 없었는지? 결국 현대판 고려장을 한 건 아닌지?
우리 삼 남매는 돌아가며 요양원에 계신 엄마와 외출한다. 매번 요양사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오던 엄마는 요양사에게로 몸을 돌리고는 눈물을 흘리신다. 마치 오랜 시간 기다리던 연인을 만나서 와락 안기지 못하고 돌아서 눈물을 보이는 소녀 같은 엄마 모습에 가슴이 찢어졌다. 부둥켜안고 울 릴게임먹튀검증
수도 없는 상황에 여동생이 해맑은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달려갔다.
“엄마, 잘 있었어? 어떻게 지냈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안부를 묻는 동생의 밝은 기운에 압도당한 엄마도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다가왔다. 30도가 넘는 찌는 듯한 더위에 엄마는 위아래 제일 두꺼운 내복을 입고 니트와 기모바지에 점퍼를 입고 나왔다. 다릴게임 손오공
른 옷을 입히려 해도 이것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요양사들도 엄마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의 얼굴과 몸 상태가 좋아 보였다. 음식을 거부하던 엄마가 균형 잡힌 삼시 세끼와 간식을 드시니 당연한 결과라는 걸 알면서도 놀라움이 컸다. 엄마 목소리가 더 커졌고 고집은 그 누구도 당할 자 없을 정도로 세어졌다. 아마 엄마가 지키고 싶은 마지막 자존심이 고집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엄마가 아닌 엄마와 시간을 보냈다. 평생 해산물과 나물을 좋아하시던 엄마의 식성이 바뀌어 갈비를 사드리고, 좋아하시던 카페로 가면 엄마는 다리 꼬고 앉아 커피를 드신다. 엄마 손톱에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다.
“엄마, 선생님이 빨간 매니큐어 발라줬어? 선생님이 나보다 낫네.”
짧은 외출을 마치고 요양원으로 돌아오니 엄마는 어리둥절해하시며 건물 입간판을 조용히 읽어보신다. “○○시립 실버센터?” 엄마가 계신 곳에는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요양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실버센터라는 표현을 쓰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어디냐? 어쩜 꽃밭을 이렇게 잘 가꿔 놓았니?”
“여기 엄마 새집이잖아, 실버센터. 잘 지내. 또 올게.”
멍하던 엄마의 촉이 살아났다.
“오지 마라! 다시는 보지 말자! 오지 마!”
엄마는 나올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요양사의 손을 잡고 눈물을 닦으며 들어가셨다. 우리를 대신해 애쓰시는 복지사, 요양사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하면서도 엄마에게 죄송한 마음은 늘 가시지 않는다. 엄마의 마지막 집. 그곳에 엄마를 두고 돌아왔다.
“엄마, 미안해.”
딸 조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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